[美 금리인상]실질금리 마이너스 탈출…외국인 움직일지 주목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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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눈과 귀는 온통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려 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인상 압력을 받고 있어 FRB가 시중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관심거리는 FRB가 어느 정도 금리를 올리느냐, 또 최근 미국 경기 및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떤 시각을 보이느냐 하는 것.》

미국 금리 인상은 외국인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의 악재다.

하지만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FRB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우세=FRB가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확실시된다.


인상 폭에 대한 전망은 0.25%포인트와 0.5%포인트로 엇갈리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6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올랐다. 이번 회의에서 7번째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미국 기준금리는 9개월 만에 연 1.0%에서 2.75%로 오르게 된다.

또 다른 FOMC 관전 포인트는 정책보고서의 표현.

FRB의 금리에 대한 시각은 ‘상당기간 통화정책 기조 완화’→‘금리를 올리는 데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점진적 속도(measured pace)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변해 왔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목대균 선임연구원은 “FRB가 정책보고서에서 ‘점진적 속도’라는 표현을 빼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미국의 금리가 많이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해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되면 미국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만큼 국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

우리증권 투자분석팀 김우섭 연구원은 “외국인이 미국에서 낮은 금리로 달러를 빌려 한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해 왔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12일째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는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이상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이미 국내 증시에 반영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0.5%포인트 인상이나 ‘점진적 속도’ 표현이 삭제되면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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