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항 신체검색 “해도 너무하네”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9분


미국 공항에서 여행자들에 대한 신체 검색이 더욱 강화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검색 현장에서 항의가 빈발하고 소송 준비 사례까지 나올 정도다.

미 교통안전국(TSA)이 9월 러시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건을 계기로 비행기 탑승객에 대한 검색 방식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TSA는 러시아 항공기 폭발사건 용의자가 체첸 여성으로 지목되자 여성의 신체에 대한 촉수검사를 강화했으며 이 때문에 특히 여성들이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얼마나 검색을 강화했기에…=TSA는 금속탐지기에서 이상이 발견된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검색요원이 의심이 가는 신체 부위를 손으로 정밀 검색하도록 했다.

또 컴퓨터로 무작위 선정한 승객과 사전 정보에 따른 정밀 검색 대상자도 금속탐지기 통과와는 별도로 검색요원에 의한 정밀 검색을 받아야 한다. 정밀 검색 대상은 전체 여행자의 10∼15%나 된다.

검색요원이 정밀 검색을 할 때는 장갑을 낀 손의 손등으로 가슴과 허벅지를 비롯한 신체의 민감한 부분까지도 만질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불만과 반발을 사고 있다.

브래지어를 착용한 여성의 경우 가슴 부위에 대한 검색이 잦아 더욱 불만이 많은 편이다.

미 언론들은 이처럼 강화된 신체 검색에 대해 적지 않은 여행자가 모욕감을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항공기 여행을 포기하고 자동차로 여행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검색이 강화된 9월 이후 TSA에 공식 접수된 항의는 239건으로 집계됐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항의나 불만 제기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일부 공항에서는 신체 뒷모습을 X선으로 촬영하거나 폭발물 탐지용 특수 물질을 분사하는 방법을 시험적으로 도입했지만 이들 방법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처 요령=촉수검색을 받게 될 경우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별도 공간에서의 검색을 요구할 수 있고 다른 검색요원이 현장을 지켜보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촉수검색 기회를 완전히 피할 방법은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TSA는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기 전에 주머니에 든 소지품을 모두 꺼내 놓고 상의와 신발을 벗으면 촉수검색을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며 이를 권고하고 있다.

항공기 출발 시간에 임박해서 편도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짐이 별로 없이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 정밀 검색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검색이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즉시 검색요원의 감독자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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