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30년간 구호활동한 英여성인질 피살

  • 입력 2004년 11월 18일 0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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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테러단체에 의해 외국인 여성 인질이 첫 살해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근길에 경찰 복장을 한 테러단체에 납치된 마거릿 하산(59·사진)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16일 밝혔다. 마거릿씨는 영국 아일랜드 이라크 등 3개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일주일 전 입수한 비디오테이프에서 주황색 옷을 입고 눈이 가려진 채 복면한 사내가 발사한 총에 사살된 여인이 마거릿씨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지난달 마거릿씨가 영국군 철수를 요구하며 “케네스 비글리처럼 죽고 싶지 않다”고 울며 애원하는 비디오 화면 몇 편을 방영하기도 했다.

마거릿씨는 국제구호단체 ‘케어(CARE) 인터내셔널’의 이라크 책임자로 30년간 봉사 활동을 해와 ‘이라크의 테레사 수녀’로 불리던 여성이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다가 이라크인 남편 알리 하산을 만났으며 이라크를 방문한 뒤 매혹돼 아랍어를 익히고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이라크 시민권까지 획득했다.

사재를 다 털어 빈민가의 식수 정화 및 교육·의료 개선 운동에 매진한 그녀는 8년에 걸친 이란-이라크 전쟁, 1991년 걸프전쟁, 지난해 이라크전쟁 당시에도 이라크를 떠나지 않았다. 마거릿씨의 남편 하산씨는 “평화롭게 매장될 수 있도록 시신이나마 돌려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한편 미군 1200여명과 이라크 보안군은 16일 전투기로 모술 시내를 공습한 후 서쪽 지역을 공격해 들어갔다. 저항세력이 점령한 서부지역의 경찰서를 장악한 뒤 시내로 통하는 다리 5개를 통제했다. 모술은 지난주 경찰서 46곳 가운데 약 60%가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 중 10여곳은 방화와 약탈을 당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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