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괴한, 학생등 250명 인질극

  • 입력 2004년 9월 1일 18시 27분


코멘트
러시아 남부 북(北)오세티야 공화국의 소도시 베슬란에서 체첸반군으로 보이는 무장괴한 20명이 1일 오전 한 학교에 난입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250여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 중이라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괴한들은 곧바로 출동한 경찰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인질범 1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민간인 8명 등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러시아 학교의 가을학기 개학일로 학생 200여명, 학부모 40여명, 교사 등 모두 250여명이 학교에 머물고 있었다.

북오세티야 내무부는 “자살용 폭탄띠를 차고 있는 괴한들은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학교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무장괴한들은 “북오세티야의 대통령 또는 이 나라의 인접국인 잉구슈 공화국의 대통령이 학교로 찾아와야만 협상에 응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들이 6월 21∼22일 체첸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잉구슈 공화국에 침입했다가 체포된 체첸반군의 석방을 요구했다”며 “이런 점에서 무장괴한은 체첸반군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체첸반군측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며 일단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모스크바 북동쪽 리즈스카야 지하철역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밝혔다.

FSB는 “1주일 전 발생한 2대의 여객기 추락사건과 모스크바 버스정류장 폭탄테러에 이은 테러일 가능성이 크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