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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23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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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정보국(CIA)은 9·11 테러범들을 2000년 1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체포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친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테러저지 기회 놓쳤다=조사위원회는 후일 9·11테러에 가담한 2명이 2000년 1월 말레이시아에서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탄 것을 CIA가 포착했다고 밝혔다. 테러범은 동아프리카 미국 대사관 폭파사건(1999년 말)에 연루된 나와프 알 함지와 할리드 알 미드하르 등 2명. CIA는 이들이 콸라룸푸르의 알 카에다 회의에 참석한 뒤 태국으로 향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말레이시아 경찰에 감시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2000년 1월 8일 방콕으로 유유히 떠났다는 것. 이에 CIA와 태국 경찰은 합동 수색작전을 벌였으나 결국 이들은 방콕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UPI통신은 또 파키스탄 정보관리들이 9·11테러를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이를 9·11조사위원회에 문서로 제출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허점=미국은 냉전 붕괴 후 ‘승자의 분위기’에 젖어 테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보고서는 “알 카에다가 미국보다 더 세계화됐다”고 평가했다.
미 행정부는 알 카에다가 비행기를 폭탄처럼 사용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비행기 납치는 조직원 석방협상용에 불과하다는 기존관념에 젖어 있었다는 것.
미 행정부의 대응과 관리능력도 한계를 보였다. 비행기 테러를 위해 모의 조종장치를 구하던 자카리아스 무사위를 미 연방수사국(FBI)이 2001년 8월 붙잡았으나 행적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 9·11테러 최종 보고서에서 드러난 미국의 허점 | ||
| 항목 | 구조적 배경 | 세부 내용 |
| 분석상 허점 | 탈 냉전체제에 안주 | ―비행기를 납치해 폭탄으로 충돌하는 경우 상정하지 않음 ―미 정보기관, 1988년 생긴 알 카에다를 99년까지 언급 않음 ―98년 8월 비행기로 세계무역센터 충돌한다는 정보 간과 |
| 정책적 허점 | 테러조직 특성 간과 | ―알 카에다의 활동은 기존 테러조직 행태와는 크게 차이 남 ―알 카에다는 다국적 세계조직으로 쉽게 파괴될 수 없음 |
| 대응상 허점 | 냉전체제 수단 활용 | ―중앙정보국(CIA)의 색출작전은 소규모였고 적극적이지도 않음 ―국방부는 알 카에다 대응작전에 확실히 개입하지 않음 ―북미항공우주사령부는 미국 외부에서 오는 비행기만 요격 |
| 관리체제상 허점 | 유기적 연계 미흡 | ―행정부 안에서 테러정보가 공유되지 않거나 소홀히 취급됨 ―CIA와 국가안전보장국(NSA)의 공조 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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