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내전 개입땐 제2의 이라크전”…“美 간섭말라”

  • 입력 2004년 7월 11일 19시 07분


아프리카 수단공화국의 인종분쟁에 대해 미국과 유엔이 압박의 강도를 높이자 수단 정부가 ‘제2의 이라크전’을 경고하며 반발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9일 “미국이 수단의 분쟁 해결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무스타파 이스마일 수단 외무장관은 “미국이 수단 분쟁에 개입하면 제2의 이라크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1년2개월간 3만여명의 흑인을 살해하고, 1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발생시킨 아랍계 민병대(잔자위드)의 학살 행위를 수단 정부가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반인륜적 인종청소라고 비난했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도 분쟁 종식을 위해 수단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같지만 제재 시점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존 댄포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에서 “수단 정부가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민병대를 통제하지 않으면 매우 긴급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아랍계 민병대에 대한 무기 억류와 이동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수단 제재 결의안 초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안보리 이사국 중 미국과 독일이 즉각적인 제재에 찬성한 반면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은 수단 정부에 좀 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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