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CIA’ 생긴다…방위청 정보요원 1000명 수준으로 증원

  • 입력 2004년 6월 20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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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정보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정보 조직의 대규모 확대 개편과 인적, 물적 정보 수집 강화책을 추진 중이라고 중국 베이징(北京) 청년보가 19일 보도했다.

▽일본판 ‘모사드’ 창설=일본 방위청은 3월 10만건의 군사비밀 문건에 대한 마그네틱 서명 작업을 끝냈다. 허가받지 않고 문건을 절취할 경우 방위청 건물 곳곳에 설치된 감지장치에 의해 비상경보가 울리도록 설계됐다. 붉은색의 특수용지로 된 기밀문건은 불법 복사하는 순간 검은색으로 변색돼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했다.

동시에 방위청 정보본부 요원을 110명에서 920명으로 늘려 군사정보 수집, 해독, 보안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또 내각 정보연구실, 통산성 등 6, 7개 부처에 분산돼 있는 정보조직을 통합·확대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각 부처의 정보를 총괄해 총리에게 보고하는 내각 정보연구실 직원이 120명에 불과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1000명 이상으로 대폭 증원해 사실상 새로운 정보기관을 창설할 계획이다.

일본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은 “내각 정보연구실을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이스라엘 모사드와 같은 정보기관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007학교도 있다=4월 24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책상에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현장을 담은 위성사진이 놓였다. 지난해 3월 쏘아올린 2기의 군사정찰 위성이 촬영한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토대로 대북지원 규모를 정했다.

군사정찰 위성은 1998년 8월 북한이 일본열도를 가로지르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한 데 자극받은 것. 2기의 위성이 매일 15차례씩 지구를 돌며 한반도,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정보를 탐지한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2기의 위성을 추가 발사키로 했으나 로켓 발사 실패로 연기했다. 그러나 2006년까지 4기 체제를 구축키로 하고 1370억엔의 예산을 배정했다.

정보요원에 대한 훈련도 강화했다. 대표적인 정보훈련 기관인 오히라(小平)학교는 매년 35세 이상의 자위대 장교 50명을 입교시켜 각종 정보수집 능력 배양은 물론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어학능력을 기르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은 최근 영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일본도 현재 007과 같은 정보요원을 양성 중”이라면서 “이를 위해 영국 정보기관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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