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부대학 졸업 축사, 부시 정부 비판 쏟아져

  • 입력 2004년 6월 7일 14시 39분


대학 졸업식 축사는 축하와 격려의 말이 많지만 지난달 말 미국 대학들에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소개했다.

이 신문은 "많은 대학 졸업식 연사들이 검열이나 불평등 심화, 민권의 잠식 등에 관해 경고하면서 캠퍼스에 침울한 분위기를 불러왔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 일부.

▽작가 바버러 에렌라이크(컬럼비아대학 바너드대)=이라크인들을 능멸하는 미군 병사들의

사진은 내 가슴을 찢어지게 했다. 나는 여성들이 권력과 권한을 갖게 되고 사회 제도권에서 의미 있는 다수를 형성한다면 여성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으로 생각했다. 여성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가정에 바탕을 둔 이런 생각은 잘못됐다.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윌리엄 앤드 메리대)=우리가 이어받은 것보다 더 나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해 유감이다. 다음 세대의 훌륭한 사람들은 이를 시정해야 한다.

▽배우 로버트 레드퍼드(버드대)=워터게이트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4년을 소모했지만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다. 시민적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의 상실에 얼마나 근접했는지에 관한 영화였다. 당시만 해도 작동하고 있던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 가운데 상당부분이 매체융합이나 탐욕, 제한된 이데올로기, 무엇보다도 무관심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

▽투자가 조지 소로스(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두려움에 굴복해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지시를 따라 폭력의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항구적인 전쟁상태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 테러리스트들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고 테러와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뉴스 해설가 테드 코플(버클리 캘리포니아대)=미국의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과 우리의 권리 및 자유의 위축에 대해 성격과 범위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앰허스트 대학 앤서니 마르크스 총장(앰허스트대)=지금 명문대학들에서 빈곤 가정 출신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공황 직전 이래 볼 수 없었던 불평등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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