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좌파신문 ‘뤼마니테’ 창간 100주년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47분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 신문으로 프랑스 공산당(PCF) 기관지였던 ‘뤼마니테’가 18일 발행 10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 정부는 보수 일간지 ‘르 피가로’, 기독교계 신문 ‘라 크루아’에 이어 100세를 넘긴 뤼마니테를 대대적으로 축하하기로 했다.

이 신문은 1904년 4월 18일 사회주의 운동가이자 정치가였던 장 조레스에 의해 창간됐다.

1920년 PCF에 인수돼 당의 공식 기관지가 된 뤼마니테의 역사는 공산주의 역사와 운명을 같이 해왔다.

1917년 러시아혁명 뒤 좌파의 강세에 힘입어 1930년대에는 35만부 발행으로 프랑스 4대 신문에 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치하에서 발행이 금지되자 지하에서 비밀리에 신문을 펴냈다. 2차 대전 후 다시 전면에 등장한 뒤 50년대에는 발행부수가 55만부에 이르렀다.

전성기 때 뤼마니테는 파블로 네루다, 파블로 피카소, 피델 카스트로, 호치민 등 세계적 정치가와 예술가, 문필가가 앞 다퉈 기고를 했다.

그러나 공산권 몰락과 함께 사세가 급격히 위축돼 2000년대에는 발행부수가 5만부 이하로 떨어졌다. 1994년 PCF는 “뤼마니테는 더 이상 기관지가 아니다”고 밝혔다.

2001년에는 아쉐트 출판사와 민영방송 TF1에 일부 지분을 넘겨 “자본주의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올해는 매출액 2500만유로(약 350억원)에 170만유로(약 23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AFP통신은 “(뤼마니테의 몰락은) 좌우 어느 쪽으로든 편향될 경우 독자에게 외면당하는 미디어매체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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