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세인 때보다 힘든 전쟁 될수도”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58분


코멘트
미국이 이라크에서 급진 시아파와 수니파를 상대로 ‘두 개의 전쟁’에 돌입했다.

5일 미군은 △나자프와 사드르의 강경 시아파를 진압하기 위한 공격과 △미국 민간인 시신 훼손 사건이 발생한 팔루자의 수니파에 대한 전면 보복에 나섰다.

미국이 테러집단이 아닌 종파 지도부와 전쟁을 벌이면서 이라크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관련기사▼
- 美 "저항세력 진압" 이슬람 "反美투쟁"

▽두 개의 전쟁=4일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 시내에서 5개 경찰서를 장악했던 과격 시아파 민병대는 탱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선 미군에 의해 7시간 만에 축출됐다.

미군은 5일 오후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머물고 있는 쿠파에 진입해 알사드르 체포 작전을 폈다.

미군은 경쟁관계에 있는 성직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 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알사드르는 현재 민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쿠파의 한 이슬람사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팔루자에서도 5일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BBC는 “미군이 시내 주택가에 공습을 가했으며 팔루자 공격은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면전으로 가나=미군이 알사드르의 체포를 강행할 경우 시아파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된다. 알사드르가 이라크인들이 신성시하는 사원에 있기 때문에 미군이 진입하면 ‘종교 전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

알사드르와의 전쟁은 종교적 정서를 건드리는 것이어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군대와 싸울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드르시에서 진압 작전에 참가한 한 미군은 “전후 미군이 진주할 때 환영 인파에 있었고 불과 며칠 전까지 함께 웃으며 대화했던 청년이 저항군에 들어가 있다”고 돌아서는 민심을 전했다.

▽주권 이양 일정 지켜질까=조지 W 부시 대통령은 5일 “6월 30일은 연합군이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하는 ‘확고한’ 날짜”라고 말했다.

그러나 4일 일부 의원들이 “행정부는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한 뒤의 청사진을 의회에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데 이어 5일에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감안할 때) 일정을 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 타임스는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의 워싱턴 방문이 취소된 것은 주권 이양 시기가 재검토되고 있다는 힌트”라고 6일 보도했다.

브리머 행정관은 당초 이번주 행정부 관리들과 의원들을 만나 주권 이양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바그다드·워싱턴=외신종합 연합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