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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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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그동안 엔화 가치 상승(달러당 엔화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했던 일본의 외환정책 기조가 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 관리들은 잇달아 “기존 환율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3엔 아래로 떨어졌을 때도 재무성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외환정책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점점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최근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언급한 뒤 개입 수준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과거 일본의 저(低)성장 시기에는 미국과 유럽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알면서도 사실상 묵인해왔지만 일본 경기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
둘째로는 시장개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본 당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이 최근 급증하면서 더 이상 시장이 채권을 소화해 낼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편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방향 전환은 한국 외환시장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보통 엔-달러 환율에 연동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연중 최저치인 1140원까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외환 당국은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는 데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재정경제부는 3월에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를 발행하지 않은데 이어 4월에도 외환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부측은 “적정 환율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엔 변화가 없지만 시장상황을 봐가며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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