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WMD 농담했다 野에 혼쭐…"내 책장 밑에 있나?"

  • 입력 2004년 3월 28일 18시 11분


코멘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농담 소재로 삼았다가 ‘현실 인식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이 농담을 한 것은 24일 TV와 라디오 기자들을 위한 연례 백악관 초청 만찬행사장.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을 소개하는 화면에 자신이 집무실에서 허리를 잔뜩 굽힌 채 진열장 밑에서 뭔가를 찾는 장면이 나오자 “WMD가 어딘가 있어야 할 텐데…. 저기도 없고, 아마 이 밑에 있겠지”라고 농담을 했고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행사 장면이 공개되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측은 25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전쟁 참전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명은 “이라크전을 벌이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기만적 이유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현실 인식이 모자란다”고 비판했다.

26일에는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 ABC TV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우리는 이라크에서 수백명의 군인을 잃었다. WMD를 찾아내지 못한 것을 가지고 농담해서는 안 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그런 만찬 행사에서 대통령이 자신을 희화하는 것은 전통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에드 길레스피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민주당 사람들은 별 걸 다 문제 삼는다”면서 “역대 대통령들은 그런 자리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들을 가지고 농담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