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공 촬영위해 방한한 佛사진작가 베르트랑씨

  • 입력 2004년 2월 19일 18시 51분


프랑스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생태계가 잘 보전된 비무장지대를 꼭 한번 찍고 싶다”고 말했다.  -권주훈기자
프랑스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생태계가 잘 보전된 비무장지대를 꼭 한번 찍고 싶다”고 말했다. -권주훈기자
하늘에서 ‘지구의 초상(肖像)’을 촬영해 온 프랑스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58)이 내한해 19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헬기를 타고 서울을 촬영하는 한편 5월 3일 열릴 ‘하늘에서 본 지구’ 서울전(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야외전시장)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베르트랑씨는 1994년 이후 세계 155개국 상공에서 절경들을 촬영해 왔으며 이를 묶어 99년 펴낸 사진집 ‘하늘에서 본 지구’는 세계적으로 약 250만부가 팔렸다. 한국어판은 지난달 국내에서 출간됐다.

2000년부터 같은 이름의 사진 전시회를 파리에서 열기 시작해 지금까지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순회전시회를 가졌으며 3000만명 이상이 이를 관람했다. 서울전시회에는 이번 내한기간 중 서울에서 촬영한 사진들도 공개된다.

18, 19일 서울 상공을 촬영한 베르트랑씨는 “타워팰리스(서울 강남구 도곡동) 근처에서 공사 중인 한 빌딩 유리벽에 수많은 인부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여러 번 선회하며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연 그대로인 비무장지대(DMZ)를 꼭 촬영해 보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촬영할 때는 주로 헬기를 타지만 아프리카처럼 드넓고 급유할 곳이 적으면 경비행기를 타지요. 일출 후 2시간, 일몰 전 2시간에 주로 찍어요. 가장 힘든 건 항공촬영 허락을 얻어내는 일입니다. 인도에선 4년 전에 찍은 사진 80%를 당국이 가져가 아직 못 돌려받았어요.”

그는 “‘불량 학생’이었던 10대 때는 영화배우로 나섰다가 실패했고, 스무살부터는 산림보호 감독관, 서른살부터는 아프리카 관광객들을 열기구에 태우는 일을 했다”며 “이때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의 아름다움에 반해, 항공 촬영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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