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박사 측근이 核암거래 회사운영"

  • 입력 2004년 2월 14일 01시 50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컴퓨터업체 ‘SMB컴퓨터스’가 국제 핵무기 암시장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 미국 뉴스사이트 월드트리뷴이 12일 보도했다.

월드트리뷴은 “SMB컴퓨터스가 파키스탄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핵무기 암거래 조직에서 이란 리비아 북한의 주문을 공급자와 연결하고 이를 생산 수송하는 일을 주도한 것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SMB는 스리랑카 출신으로 칸 박사 부하인 부카리 사예드 아부 타히르가 운영해 왔다. 이 회사는 이란 리비아 북한에서 핵 부품 주문을 받아 두바이에 있는 ‘걸프테크니컬’사를 통해 생산한 뒤 이를 수송했다는 것. 걸프테크니컬은 칸 박사의 동료인 영국인 피터 그리핀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SMB는 핵폭탄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쓰이는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라는 물질도 주문받아 생산해 보내줬으며 원심분리기를 최고 1000개 정도 리비아로 보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국제 핵무기 밀거래에 대한 각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뒤 대량살상무기(WMD) 네트워크에 대한 국제적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AP통신은 13일 IAEA 사찰팀이 이란에서 우라늄 추출에 쓰이는 원심분리기의 설계도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설계도가 칸 박사 등이 유출한 핵무기 기술이 이란으로 흘러들어갔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은 이날 워싱턴과 베를린에서 각각 “이란이 지속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고 강조했다. 볼턴 차관은 특히 북한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무력사용을 포함해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미국 수사관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불법 핵기술 연계망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2일 남아공 사업가 아셰르 카르니가 핵무기 뇌관 밀수를 시도하다 체포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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