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 이라크 남부도시 사마와 도착…전투지역 첫파견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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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파병동의안 처리가 연기된 9일 일본의 육상자위대는 최종 목적지인 이라크 남부도시 사마와에 진입했다.

당초 파병 반대 우세였던 일본 여론은 막상 파병이 이뤄지자 점차 파병 지지로 기울고 있다.

자위대 선발대 1진 60여명은 8일 적응훈련을 하던 쿠웨이트를 떠나 차량 25대에 분승해 주둔예정지인 사마와에 도착했다. 2진 30여명도 9일 쿠웨이트에서 이동을 시작해 사마와에 합류했다.

사실상의 전투지역에 장갑차, 기관총, 자동소총, 대전차포 등으로 중무장한 자위대원이 파견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은 현지에 특파원을 대거 보내 현지 상황을 신속히 보도하고 있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위대 선발대는 이달 하순 이후 속속 도착할 부대원들을 위한 숙영지 건설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C-130 수송기를 운용할 항공자위대원, 물자를 수송하는 해상자위대 병력을 포함해 총 1000명가량의 자위대 파병을 3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대부분 공병으로 구성된 육상자위대는 사마와 일대에서 상수도 시설과 도로 등을 건설, 유지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대전차포 등으로 중무장한 자위대원들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을 경우 정당방위 차원의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이 때문에 교전권을 금지한 현행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파병에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집권여당인 자민, 공명당은 지난달 31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양당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파병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선발대가 속속 이라크로 향하고 있을 때인 지난달 24일 니혼T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파병 찬성이 50.3%, 반대가 38.4%였다. 지난해 12월 하순 조사에서는 찬성 41.4%, 반대 47.0%였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기정사실에 약한 국민’이라고 자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앞세워 여론의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파병을 강행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4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파병대원 중 사상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총리에게 있다”고 밝혀 정치적 책임을 질 뜻을 분명히 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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