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우표 붙여 日총리에 항의서한…발매 1시간전부터 장사진

  • 입력 2004년 1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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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꽃과 새 등을 소재로 한 ‘독도의 자연’ 우표가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 3시간 만에 매진됐다.

우정사업본부는 16일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중앙우체국과 여의도우체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독도우표가 불과 30분 만에 모두 동이 난 데 이어 전국 2820개 우체국에서 3시간 뒤인 낮 12시경 매진됐다”고 밝혔다.

광화문우체국 등 일부 우체국은 오전 8시부터 우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자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수량을 전지 1장(16장)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창구에서 우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서둘러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을 찾기도 했다. 3만2000장이 배정된 인터넷우체국에서도 오후 6시10분경 완전히 매진됐다.

‘독도수호대’ 등 독도관련 단체 회원들은 우표를 구입한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에게 독도우표를 붙인 항의서한을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이날 발매된 독도우표는 갯메꽃과 왕해국, 슴새, 괭이갈매기 등 독도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소재로 각각 56만장씩 모두 224만장이 제작됐다. 이중 우표책 제작용과 해외판매용, 인터넷 배정량 등을 제외한 187만4000장 가운데 우체국 창구에서 94만8727장이, 통신예약용으로 92만5273장이 각각 판매됐다.

권혜진기자 hjkwon@donga.com

▼日외상, 조세형 駐日대사에 항의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16일 오전 조세형(趙世衡) 주일 대사를 불러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는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일본 정부의 수차례에 걸친 우표 발행 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늘 한국이 독도 우표를 발행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또 “국가간 분쟁 중인 대상을 우표 소재로 한 것은 만국우편연합(UPU)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이런 취지를 UPU 사무국을 통해 모든 가맹국에 회람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이 양국간 감정대립을 부추기는 이런 활동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대사는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상 한국의 고유 영토로서 일본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이번 일이 양국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일본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거듭된 발행 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우표가 발행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외교경로를 통해 항의할 방침임을 밝혔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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