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전략 미사일 방어체제로…"北공격 대비"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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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가방위 전략이 육상 침략 대비에서 미사일 공격 대비로 대폭 바뀐다.

미사일방어(MD) 체제를 내년 중 도입하게 됨에 따라 국가방위 전략이 이에 상응해 개편되는 것. 일본은 미국에 대한 무기 수출도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바꿀 계획이다.

▽MD 도입=일본 정부는 19일 오전 안전보장회의와 각의를 잇달아 열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미국의 MD 체제를 내년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MD 체제 도입에 필요한 1000억엔(약 1조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MD 체제 실전 배치는 2007년에 완료된다. MD 체제 구축을 위한 구입비용은 5000억엔(약 5조원)인데, 유지비 등을 포함하면 총 1조엔(약 1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일본의 MD 체제 도입은 북한이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다. MD 시스템은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해상 배치 요격미사일 ‘SM-3’와 육상 목표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파하는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미사일(PAC-3)’로 구성된다.

일본은 내년 중 이지스함 1척을 SM-3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항공자위대 고사포 1개 부대를 PAC-3 부대로 개편한다.

▽방위력 재편=일본 정부는 19일 MD 체제 도입 결정과 함께 ‘신 방위계획 대강’도 의결했다. 적의 상륙 침략을 상정하고 있는 현재의 방위전략을 MD 체제 도입에 맞춰 개편하는 것이다.

육상자위대의 경우 전차 등에 의한 기갑전 중심에서 벗어나 전차 및 화포를 적절한 규모로 축소하고 대신 기동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해상자위대는 함대전(戰)을 중시해 온 전략을 수정해 호위함과 초계기의 규모를 축소하게 된다. 항공자위대 역시 영공 침범에 대비한 전략을 개정해 F-15 전투기 등 작전용 항공기 규모를 축소한다. 대신 탄도미사일 등 새로운 위협에 대비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1976년 제정된 ‘방위계획 대강’은 냉전체제 종식에 따라 95년에 처음 개정된 바 있다.

일본은 신 방위계획 대강에 따라 구체적인 장비 도입 계획 등을 담은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을 2004년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미국과 공동연구 중인 차세대 요격미사일 기술이 완성돼 생산단계에 들어가면 무기를 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년 중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도 정한 바 있다.

▽논란=자위대의 연내 이라크 파병 추진과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재무장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 사회에서는 ‘집단자위권 행사 금지’를 규정한 헌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MD 체제 도입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전수(專守)방위 개념에 합치하며 주변국가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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