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고구려史 왜 노리나]<6·끝>고구려사 대책委 발족

입력 2003-12-09 18:13수정 2009-10-1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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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관련 17개 학회 대표들은 9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중국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중국은 사료를 왜곡하고 억지 주장까지 늘어놓고 있다”며 중국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김미옥기자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공동대표 최광식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9일 열린 발족식에서 ‘중국은 고구려사에 대한 역사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움직임에 대해 한국 학계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정부가 2002년 2월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발표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한국 학계의 대응이 늦어지게 된 이유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명목상 고대사 연구라는 학술적 외피(外皮)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평양 인근의 고구려 고분군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가 올 7월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보류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또 중국의 사료 왜곡 정도가 지나쳐 한국의 역사적 존립 근거마저 흔들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한국 역사학계를 결집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책위 참가 학회는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중세사학회 한국미술사학회 등 17개 학회로 국내 한국사 관련 학회가 거의 망라돼 있다.

대책위는 공동 성명에서 “중국은 고구려의 활동무대였던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 고유 영토였다고 강변하고 고조선사와 발해사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논리를 따른다면 한국의 역사는 시간적으로 2000년에 불과하고 공간적으로 한반도 중부 이남으로 국한된다”며 중국의 역사 왜곡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대책위는 먼저 내년 6월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WHC) 제28차 총회 때 북한의 고구려 유적이 재심사에서 통과되도록 세계 여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북한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학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고구려 고분벽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중국의 한국 고대사 인식과 문제점, 고조선의 정체성 등에 대한 학술대회를 개최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학술적 대응 논리를 축적해나갈 계획이다.

국제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고구려사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을 영어로 번역 출간하고 세계 각국 역사 교과서에 고구려사가 바르게 서술됐는지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국사편찬위원회와 함께 고구려 관련 논저와 잡지 및 보고서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개소될 예정인 ‘고대 동북아 연구소’와 협조해 고대사 연구 기반 조성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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