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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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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2인자=마하티르 전 총리는 압둘라를 네 번째 부총리로 지명했다. 전임 부총리였던 안와르 이브라힘은 마하티르 전 총리에게 대들었다가 99년 부패 및 동성애 혐의로 구속됐다.
압둘라 부총리는 그간 말을 삼갔다. 지난해 6월 마하티르 총리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사임 선언’을 했을 때 압둘라 부총리는 만류하는 쪽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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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는 57년 말레이시아 독립 후 계속 집권 중인 통일말레이민족기구(UMNO) 창당 발기인 중 한 명이었다.
따라서 그는 일찍 정치를 알았고, 78년 고향인 페낭주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온화한 성품으로 외무 국방 교육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미스터 나이스 가이(Mr Nice Guy)’라는 별명이 붙었다.
▽외국 투자자들의 기대=1월부터 10월 말까지 말레이시아 종합주가지수는 632에서 812로 올랐다. 경기 호조 외에도 이미 예고된 10월 압둘라 총리 취임이라는 요소가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세계화, 미국 패권주의, 서방 자본, 유대주의 등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해 외국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 투자를 주저하게끔 했다. 이제 외국투자자들은 온건 노선의 압둘라 총리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수십억달러의 외국 자본이 말레이시아로 몰려들어올 것이라고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1인자로 살아남기 위해=그는 내년 상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국내 이슬람 세력의 지지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잘 풀어야 한다.
고속 성장해 온 말레이시아는 현재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 인도 등의 추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외국투자자들은 말레이시아가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말레이인(전 국민의 58%) 우대정책과 연고주의, 공기업 부패구조 등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슬람교도가 많은 말레이인들의 표를 강경 야당인 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에 빼앗길 우려도 있다. 그는 부총리이자 내무장관이었던 최근 2년간 테러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아(JI) 조직원들에 대해 재판 없이 구금할 수 있게 해 이슬람교도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PAS는 말레이시아 13개 주 가운데 2개 주 정부를 장악했다. 내년 총선에서 압둘라 총리가 주정부를 더 내주게 된다면 그는 의외로 ‘단명 총리’가 될 수도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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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 총리는 ▼
-1941년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주에서 출생
-말라야대 이슬람학과 졸업, 공무원으로 출발
-1978년 부친 사망 뒤 페낭주에서 국회의원 당선
-교육, 국방장관 역임
-1991년 외무장관
-1999년 부총리
-2003년 10월 31일 총리직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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