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orld]술 안취하는 신비의 약 알아보니...

  • 입력 2003년 9월 25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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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자 동아일보 국제면에는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개발한 신비의 ‘술 안취하는 약’이 소개됐습니다. 파티 등 술자리가 많은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애용한다는 RU-21이라는 약입니다. 독자들 중에도 주당(酒黨)이 많으실 것 같아서 더 자세히 소개를 드립니다.

사실은 술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진지(?)해지는 우리 동아일보 선후배 기자들을 위해 저는 이 약에 대한 외신기사를 접하자마자 긴급 출동해 이 약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직접 임상실험(?)을 해보지는 못해서 외신이 전하는 대로 약효가 탁월한지에 대해서는 감히 보장해드릴 수 없습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임상실험을 거쳐 그 결과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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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이 약을 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약은 현재 러시아와 미국, 유럽 일부지역에서만 팔리고 있습니다. 이 약을 구하시려면 러시아나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원래 이 약의 이름은 안티포흐멜린(Antipokhmelin)입니다. 러시아어로 ‘숙취를 이긴다’는 뜻입니다. RU-21이라는 이름은 미국 등에 수출하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이 약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이론-실험 생화학연구소가 개발했습니다. 술 많이 마시기로는 한국인에 뒤지지 않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이미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2001년에는 ‘베스트상품’으로 뽑히기도 했고 생약 성분으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소는 이 약 외에도 음주 후 먹으면 음주운전 단속하는 교통경찰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안티폴리스(경찰을 이길 수 있는?)라는 약도 개발했습니다.

이 약은 한통에 6알이 들어 있습니다. 술 마시기 전에 먹으면 가장 좋은데 깜빡 잊었으면 한잔하고 나서 바로 먹어도 된답니다. 보통 2~4알을 먹으라는군요. 그리고 전날에 과음하고 일어난 아침에 먹으면 술이 깨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때는 증세(?)에 따라 2~6알을 4~6시간 간격으로 먹으랍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지 약사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약 보다 더 좋은 약도 많다고 다른 약을 여러 종류 보여주더군요.

러시아인들이 워낙 술을 즐기다보니 술에 관한 연구와 약도 많은가 봅니다. 술을 이기는 민간요법도 많고요. 그런 것은 나중에 천천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하신 게 있으시죠? 이 약은 러시아에서 얼마나 할까? 6알이 든 1통이 25루블을 하더군요. 25루블이면 1000원 정도입니다.

김기현 모스크바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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