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연기

  • 입력 2003년 9월 1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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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소환투표를 투개표 시스템 문제를 이유로 연기하도록 결정해 파란이 일고 있다.

연방 제9항소법원은 15일 주지사 소환투표에서 유권자가 투표지에 펀치기로 직접 구멍을 뚫어 지지후보를 표시하는 천공카드식 투개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선거연기 소송을 낸 미국자유인권협회(ACLU)의 주장을 받아들여 투표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말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소환투표 및 치열하게 선거전이 전개되던 후임 주지사 선출은 내년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미 언론들이 전망했다.

그러나 새크라멘토의 소환지지단체인 ‘주민들의 대변자(People's Advocate)’와 일부 주지사 후보가 판결에 불복해 상고 의사를 밝히고 있어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데이비스 주지사 소환에 관한 10여건의 소송 가운데 마지막 소송이었다.

민주당이 지명한 항소법원 판사 3명은 2000년 대통령선거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한 투개표 오류가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천공카드식 투표용지 사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ACLU는 로스앤젤레스 등 6개 카운티가 최신 투표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내년 3월까지 선거를 연기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앞서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법 스티븐 윌슨 판사는 지난달 20일 투개표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을 이유로 투표를 연기해달라며 사회단체가 낸 소송을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기각했었다.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투표 연기를 주장해온 데이비스 주지사는 일단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 최근 ‘소환 반대’ 여론이 약간씩 상승하고 있기 때문. LA 타임스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소환 찬성이 50%, 반대가 47%로 반대 여론이 다소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선거전 양상은 민주당의 단일 후보인 크루스 부스타만테 부지사와 공화당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후보 및 톰 매클린톡 주 상원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은 부스타만테 부지사 30%, 슈워제네거 후보 27%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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