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논란 英 ‘이라크 WMD 보유’ 문건 블레어가 대폭수정 허가

  • 입력 2003년 8월 19일 18시 52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실이 이라크 전쟁 발생 전 관련 문건을 대폭 개작하도록 허가한 것으로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이러한 사실은 18일 열린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의 자살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밝혀졌다.

총리실 공보수석 앨러스테어 켐벨이 지난해 9월 5일 블레어 총리의 수석보좌관인 조너선 파월에게 보낸 e메일에 따르면 “TB(토니 블레어·사진)와의 협의에 따라 이라크 문건을 대폭 개작하고 재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돼 있다.

또 다른 문서는 “JS와 줄리언 M과 함께 (이라크) 문건을 재작성하고 대폭적으로 개작하며, JS가 다음 주 금요일 미국에 넘겨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JS’는 합동정보위원회 의장 존 스칼렛을 지칭한 것이 확실하며, ‘줄리언 M’은 총리실 정보평가담당 수석보좌관인 줄리언 밀러다.

블레어 정부는 이라크전쟁의 명분이었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주장을 과장했다는 BBC 방송 보도를 둘러싸고 수개월째 공방을 벌여 왔다. 7월 BBC 방송의 취재원이었던 켈리 박사가 자살하면서 8월 1일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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