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反美항전”…병력 5000여명 규모, 미국긴장

  • 입력 2003년 8월 1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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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과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5000명의 병력과 중앙지휘부를 갖춘 이슬람 무장단체가 10일 대미 항전에 나서겠다고 밝혀 미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예언자 모하메드의 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은 국제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이라크를 점령했다”면서 “우리는 사담 후세인을 지지하지 않지만 새로운 정부를 원한다”고 이슬람 정권 수립 의지를 내비쳤다. 이 무장단체는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반발하는 이라크 부족병사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바그다드에서는 영국 대사관 근처에 폭탄 2개가 터졌으며 10일에는 바쿠바에서 경찰서가 수류탄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 경찰관 2명을 게릴라로 오인, 사살하는 사건이 9일 발생 했다.

이라크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알 야르무크 경찰서 소속 경찰관 3명이 바그다드 서쪽 교외 지역에서 범죄용의 차량을 추적하던 중 총격을 가하자 주변에 있던 미군 병사들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착각해 사격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이라크 내 반미(反美) 감정을 희석시키기 위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거나 후방으로 재배치하고 대신 아랍권 군 병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0일 아랍계 일간 앗샤르크 알 아우사트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아랍 국가들에 2만명의 군 병력을 내년 3월 이전까지 이라크에 파병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5일 카이로 실무위원회 모임에서 미국의 파병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파병 요청을 거부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4개 면에 걸친 특집기사를 통해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과장했으며 때로 자기들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증거들을 숨겼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루거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NBC 방송에 출연,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전후 이라크 상황을 잘못 예측해 미군이 이라크인에게 반감을 사고 전쟁의 정당성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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