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템플턴투신사장 "고객이 맡긴 돈 평등하게 보호해야"

  • 입력 2003년 5월 2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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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큰 손님이건 작은 손님이건 모든 고객을 평등하게 보호한다는 원칙을 지켜 자랑스럽습니다.”

미국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마이클 리드 사장(46·사진)은 3월 10일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사태가 터지자 펀드 판매 회사인 제일은행 등과 함께 10여일을 고민해 여느 회사와는 다른 환매 원칙을 세웠다.

우선 모든 고객에게 연락해 빠짐없이 환매 신청을 받았다. 환매사태가 오래 갈 것으로 보여 더 이상 펀드를 운영하지 않는 것이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

이후 펀드 자산이 팔려 돈이 들어올 때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를 차별하지 않고 투자 금액 비율로 잘게 나누어 돈을 지급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 먼저 환매를 신청한 고객은 돈을 더 찾았고 늦은 고객은 돈을 못 찾아 발만 굴렀다.

어떤 판매사는 부실 펀드 자산을 자신이 떠안는 ‘불법’을 해 돈을 내주기도 했다. 고객은 좋았지만 회사는 부실해졌고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

리드 사장은 “일부 고객들이 다른 회사처럼 불법을 하더라도 돈을 빨리 내 달라고 항의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원칙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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