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정부청사 테러 사망 55명으로 늘어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8시 20분


연말을 맞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체첸반군의 테러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오후(현지시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의 친(親)러시아계 정부 청사에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의 사망자는 29일 현재 55명으로 늘어났으며 150여명의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 당국은 “반군을 지원해 온 아랍계 용병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발표하고 러시아 전역에 경계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반군측은 “우리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으나 자살테러범들을 ‘순교자’로 치켜세웠다.

1999년 체첸을 침공한 러시아군에 의해 축출된 후 대(對)러 항쟁을 주도하고 있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이들을 이해하지만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해 무차별적인 테러에 대한 자제를 호소하면서도 “러시아가 순수한 체첸의 독립항쟁을 국제테러와 연계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스하도프 정부를 대표한 아흐메드 자카예프 특사는 “이번 사건은 체첸을 점령한 러시아군과 러시아가 수립한 아흐마트 카드이로프 대통령의 친러 괴뢰정부가 체첸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걸고 러시아에 저항하는 자살공격이 계속돼 체첸이 팔레스타인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군측은 카드이로프 대통령 등 친러 정부 관리들을 ‘민족반역자’라고 비난하며 이들에 대한 테러를 계속해 왔다.

한편 프랑스 보안당국도 28일 “러시아 대사관 등 프랑스 내의 러시아 관련 시설과 러시아인들을 공격하려던 이슬람계 테러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해 공포가 유럽의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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