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차기 대선 불출마 고어에 찬사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5시 00분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에게 미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민주당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한 깨끗한 처신 덕택이다.

뉴욕타임스는 17일자 사설에서 "고통스러웠을 것이 분명한 불출마 결정으로 고어 전 부통령은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찬사를 받을 만하다"며 "그의 결정은 단호하고 깨끗하며 놀라운 것이었다"고 치켜세웠다.

타임스는 "자신이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 재대결한다면 이는 희망찬 미래보다는 씁쓸했던 과거를 되새기는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고어의 말은 아마도 옳겠지만 그보다 고어 전 부통령이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그를 더욱 품위있게 보이게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진보 진영인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가 민주당 지지기반을 잠식하지 않고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적극 지원했다면 부시 후보를 충분히 누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타임스는 "이같은 가정은 끝이 없겠지만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이 선거전을 신속하고 용기있게 마무리 지은 점과 국가 안보보다 자신의 야망을 앞세우지 않은 점에 대해 언제나 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은 "고어 전 부통령이 대테러전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현 대통령과 차기 대선에서 대적하기 어렵다는 점과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는 사실 등 그 동안 전개된 정치현실의 변화를 인식했음이 분명하다"고 불출마 배경을 풀이했다.

저널은 그러나 "일반 유권자의 표를 가장 많이 얻었던 후보가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현명하고 품위있는 처사로 받아들여진다"고 칭찬했다.

저널은 "고어 전 부통령의 결정은 그가 훗날에 다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보전토록 했다"면서 "다음 승부는 아마도 2008년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과 벌이게 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USA투데이 사설은 "고어 전 부통령은 차기 대선 불출마를 결정함으로써 자신의 말대로 미국이 차기 대선에서 미래보다는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사태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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