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라크 사찰지역 확대…후세인, 전쟁준비태세 강화지시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8시 03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은 10일 활동 개시 이후 처음으로 바그다드 주변을 벗어나 시리아와 인접한 광산지대의 우라늄 추출시설에 대한 장거리 사찰에 나서는 등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또 이라크가 8일 제출한 1만2000쪽 분량의 보고서 사본이 11일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들에 전달되고 10개 비상임 이사국들에는 민감한 사안을 뺀 뒤 배포돼 각국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사찰단의 생화학무기 전문가들은 이날 아마리야 연구소 등을 포함한 5개 지역을 방문해 집중적인 사찰을 벌였다. 아마리야 연구소는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금지된 물질을 생산해 왔다고 의심받아 온 곳이다.

핵무기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찰단은 시리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아카샷에서 우라늄 추출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91년 걸프전 발발 전 이라크가 우라늄 추출 작업을 하던 곳. 또 다른 핵 전문가들도 걸프전 이전에 핵연구가 진행된 바그다드 남부 50㎞ 지점의 투와이타 공단 지역을 사찰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1981년 이곳을 폭격, 건설 중인 원자로 1기를 파괴한 바 있다.

사찰단이 채취한 토양과 물, 대기 샘플은 정밀 분석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의 남서쪽 자이베르스도르프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험실로 보내진다. 데이비드 도나휴 연구원은 “전자현미경과 질량분광 계측장비 등 우리 실험실의 장비는 1조분의 1g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걸프지역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이라크군에 전쟁 준비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관영 INA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또 미국은 이날 항생제 전파장비 대형트럭 등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어 이라크로 수입되기 전 사전 검열해야 할 36개 품목의 목록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50∼75개 품목을 물품 검열목록(GRL) 대상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유엔 안보리는 다음달 4일까지 수입 제한 목록을 재검토키로 결정한 바 있다.

바그다드·모스크바·유엔본부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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