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안보리 결의땐 美에 기지제공”

  • 입력 2002년 9월 17일 00시 32분


사우디아라비아는 15일 미국이 유엔 결의하에서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군에 자국 내 기지 사용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혀 사우디의 대이라크 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사우드 알 파이잘 외무장관은 이날 CNN방송과 회견에서 “유엔 안보리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결정한다면 유엔 회원국들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공격시 자국 내 기지 사용을 허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안보리가 승인한다면 사우디를 포함한 모든 국가들은 이를 따를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알 파이잘 장관은 또 이날 런던의 아랍어 일간지 알하야트와의 회견에서 “안보리의 결의 이전에 무기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는 것이 이라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앞서 자국 영토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사우디는 유엔 결의하에 이라크전이 전개될 경우 리야드 남쪽 사막에 위치한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미군에 개방할 예정이며 전쟁 발발시 이 기지는 현재 주둔 중인 미군 병력 5000명 대다수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이집트와 요르단은 안보리의 승인을 수반한 이라크 군사 공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시리아 바레인 등 일부 아랍국가들은 그동안 안보리 결정을 무시해 온 이스라엘을 미국이 묵인해 온 점을 들어 이라크 공격을 계속 반대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