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년 극동서 대규모 군사훈련…푸틴 ‘韓-日 동참 추진’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04분


러시아가 내년에 극동지역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신문은 29일 이같이 전하면서 “이런 대규모 연습은 극동지역에서는 구 소련 붕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극동지역을 순방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으로부터 군사 훈련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이 군사훈련은 주변국과의 공동대응 등을 포함해 각별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밝혀 한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합동 훈련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이달 초에도 카스피해에서 2주 동안 함정 60여척과 1만여명의 병력을 동원,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과 함께 대규모 육해공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내년 극동지역 훈련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훈련해 온 태평양 함대소속의 프리모르스크와 캄차카 전대, 핵잠수함 전대 등이 모두 참여해 올해 카스피해 훈련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흑해 발트 북양함대와 함께 4대 함대 중 하나로 전략핵과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구 소련 붕괴 이후 심각한 재정난에 따른 대규모 훈련의 중단과 장비 노후로 크게 약화돼 있다. 태평양함대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함대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 개혁을 추진 중인 러시아는 내년 극동지역 훈련을 해군력 강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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