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부인도 못알아봐

  • 입력 2002년 8월 12일 09시 56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91) 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부인 낸시 여사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고 미국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친지와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몇개월 사이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인지력과 기력이 급격하게 나빠졌다"며 "50여년을 함께 산 낸시 여사조차 누구인지 모른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어떤 때는 낸시 여사를 그저 친한 누군가로 인식하는 것 같다. 그녀와 함께 했던 대부분의 세월은 백지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몇달 전까지 비교적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낸시 여사는 앞서 지난 9일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원로배우 찰턴 헤스턴(78)의 가족에게 보낸 글에서 "우리 가족은 그 끔찍한 병의 잔인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힘겨운 하루하루를 맞게 될 헤스턴 가족과 아내 리디아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고 썼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8년 전인 94년 11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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