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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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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페레힐 섬을 7월 이전의 상태로 원상 회복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모하메드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이 사태 해결을 위해 여러 차례 미 행정부 관리들과 접촉했으며 스페인 정부가 미국의 중재를 받아들여 레일라(페레힐 섬의 모로코 명칭)에서 자국군을 철수시켰다”고 확인했다.
스페인은 이에 앞서 “모로코가 페레힐 섬을 다시 점령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군대를 페레힐 섬에서 철수할 용의가 있다”고 제의한 바 있다.
양국 분쟁을 중재해온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양국의 분쟁 타결은 향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우리는 친구인 모로코 왕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U는 이번 양국간 영유권 분쟁 과정에서 스페인을 지지했다.
모로코 군 병력 12명이 페레힐 섬을 점령하면서 촉발된 두 나라의 영유권 분쟁은 스페인이 17일 헬기와 정예부대를 현지에 파견, 모로코 병사들을 강제로 몰아내고, 모로코는 이를 ‘전쟁행위’로 규정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의 우려를 낳았었다.
축구장만한 크기의 페레힐 섬은 16세기 말 스페인이 자국령으로 공표했으나 모로코는 자국의 북부해안에서 불과 200여m 거리에 있는 이 섬에 대한 스페인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아 다툼이 계속돼 왔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페레힐 섬 분쟁 일지▼
△7월11일:모로코 군, 스페인령의 페레힐 섬 점령. 스페인, 섬 주위에 해안경비대 즉각 파견
-14일:유럽연합, 모로코에 대해 철군 촉구
△16일:스페인, 모로코 주재 자국 대사에 대해 무기한 소환 결정
△17일:스페인군, 페레힐 섬에 상륙해 모로코 군 강제 퇴거. 스페인 해군 함정 10척과 모로코 군함 1척 페레힐 섬 부근에서 대치 모로코, 스페인 군 상륙을 ‘전쟁행위’로 규정. 스페인, 조건부로 페레힐 섬 철군 제의
△20일: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 분쟁 해결을 위해 비상 각료회의 소집. 양측, 미국 중재로 7월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하는 데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