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誌 ‘CIA본부 총성없는 對테러전’ 르포

  • 입력 2002년 7월 3일 17시 56분


조지 테닛 CIA국장
조지 테닛 CIA국장
《독립기념일(4일)을 앞두고 미국 내외에서 추가 테러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일 재외공관에 보안상태를 점검하도록 긴급 지시했으며 4일 워싱턴의 독립기념일 행사장에는 전투기가 동원돼 초계비행에 나선다. ‘테러정보 수집의 심장부’로 일컬어지는 미 중앙정보국(CIA)은 그 어느 때보다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지난달 30일자 인터넷판)은 CIA 본부 르포기사를 싣고 ‘총성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CIA 요원들의 24시를 소개했다. 다음은 요약.》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CIA 본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게 있다. 바로 ‘사담 길(Saddam Street)’과 ‘라덴 골목(Usama Bin Lane)’이라고 쓰인 도로 표지판. 9·11테러 이후 테러 관련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자 식료품상 등 CIA에 물품을 조달하는 업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설치한 것이다.

본부 사무실은 슈퍼컴퓨터의 ‘윙윙’대는 소리와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 모니터용 TV 소리로 가득하다. 은밀하게 공작(工作)에 몰두하고 있는 영화 속 장면과는 딴 판이다. CNN이 여전히 모니터 대상 1호지만 지금은 오사마 빈 라덴이 가끔 출현하는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비중도 크다.

가장 바쁜 곳은 역시 대(對)테러센터(The Counterterrorism Center). 86년 출범한 이 센터는 정보분석가만 1100여명에 이르는 매머드급 부서다. 첩보수집 요원들의 수는 극비사항.

이 센터에는 하루에 2500건가량의 첩보보고서가 쏟아져 들어온다. 그래서 이 센터는 밤낮이 따로 없다. 이들을 위해 구내식당은 주말에도 24시간 문을 연다.

대 테러센터에서는 매일 10∼20건의 정보보고서를 만들어 80여 주요 행정기관에 보낸다. 또 그 날의 주요 정보만을 골라 ‘테러 위협 일일 보고서(Threat Matrix)’를 작성,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다. 이 보고서의 사본은 톱 200위 내에 드는 고위관리들에게도 보내진다.

예전엔 ‘비공식 권력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조지타운의 사교파티 초청 명부가 ‘워싱턴의 A리스트’(권부 실력자 리스트)로 통했지만 지금은 이 보고서를 받아야만 실력자로 평가받는다.

테러 센터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고 사소한 것 같은 수백만개의 데이터를 결합해 테러의 단서를 추려내는 작업을 한다. 테러센터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올 3월 알 카에다 조직의 작전사령관 아부 주바이다를 체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빈 라덴의 측근 24명 가운데 14명이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또 수천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IA 요원들은 오늘도 밤낮을 잊은 채 이들의 뒤를 추적하느라 씨름하고 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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