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美철군요구 일축 공세강화

  • 입력 2002년 4월 8일 09시 38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이 지체없이 철수해야 한다는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하고 7일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한 공세를 오히려 강화했다.

이스라엘은 또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게릴라와 닷새째 교전을 벌이면서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 강력한 보복을 경고, 중동분쟁이 확산될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이날 레바논과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의 하 도브와 모샤브 아비빔에 있는 이스라엘 군 초소 여러 곳에 박격포와 대전차포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 군인 6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 당국이 밝혔다.

유엔안보리는 이날 오후 아랍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회의를 갖고 이스라엘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철수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아랍연맹은 앞서 6일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부시 미국 행정부가 중동사태를 편향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7일 내각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테러를 전혀 단속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도 이번 군사작전이 단행되기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미 돌아올 수없는 지점을 지났다"고 말한 것으로 공영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또 국영TV방송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미국의 철군압력를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샤론 총리는 "우리의 급선무중 하나는 우리의 친구들,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이견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이견이 발생하더라도 친구들 사이의 이견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에서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작전은 시간이 필요해 신속히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의 1단계를 완료하기 까지는 앞으로 3주 가량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2단계 작전에는 8주 정도의 시간이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국 등의 철군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은 7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나블루스, 예닌 등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가택들을 수색하며 팔레스타인 테러범 색출작전을 벌였으며 팔레스타인측도 이에 맞서 치열한 교전이 계속했다.

이날 전투로 팔레스타인측에서 알-아크사 순교여단과 하마스 대원 등을 비롯한 1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으나 취재진과 의료진의 전투현장 접근이 봉쇄돼 정확한 사상자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파즈 참모총장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개시된후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측 200명이 숨지고 1500명이 부상했으며 이스라엘군에서 13명의 사망자와 14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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