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밤에만 말타고 이동"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27분


탈레반의 패퇴로 보호막을 잃은 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처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 동부의 산악지대를 근거로 고난의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다.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의 반(反) 탈레반 민병대의 하즈라트 알리 사령관은 24일 “믿을 만한 정보원으로부터 ‘토라보라’라고 알려진 동부 산악지대에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사흘 전까지 은거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알리 사령관은 “빈 라덴이 밤에는 말을 타고 이동하고 낮에는 동굴에서 잠을 자는 방법으로 매일 밤 거처를 바꿔가며 산악지대에 은신해 있다”고 말했다.

소련군 침공 당시에도 게릴라 기지로 사용됐던 토라보라는 북부동맹의 수중으로 떨어진 잘랄라바드에서 불과 60㎞ 거리. 그러나 이곳에 숨은 빈 라덴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민병대 측은 주장했다.토라보라의 산악지대에서 은신 중인 탈레반과 알 카에다 조직원은 500∼600명 수준. 그나마 한때 3000여명에 달했던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호위병들은 공습 후 모두 흩어지고 지금은 불과 몇 명만이 남아 빈 라덴을 호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빈 라덴은 산악 동굴에 오랫동안 숨어 있었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예상과는 달리 가족 및 알 카에다 조직원들과 함께 잘랄라바드 남서쪽 10㎞의 파르마다 마을 흙벽돌집에서 거주하다 공습 직전 도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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