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협상 전망]이-팔 화해의 악수 나눌까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8시 44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0일 미국의 중동평화 노력에 협력하기로 약속함으로써 미국의 이-팔 분쟁 중재노력이 새 전기를 맞게 됐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샤론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이 19일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면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도 미국의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앤서니 지니 신임 중동특사는 26일 현지에 파견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및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그동안 ‘피의 보복’을 거듭해온 양측이 이번 미국의 중재를 계기로 화해의 악수를 나눌 수 있을지 이-팔 분쟁 해결사로 나선 지니 특사와 최근 내외적으로 곤경에 빠진 아라파트 자치정부수반을 통해 조망해본다.》

▽중동문제에 정통한 지니 특사〓지니 특사에 대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전임특사들에 비해 중동 문제에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

지니 특사는 4년간 중동지역 사령관으로 근무한 것을 비롯해 10여년 동안 아랍어와 중동 역사 및 정치를 공부했다. 또 현지 정계 및 군부 인사들과의 교분도 두텁다.

해병대 4성장군 출신인 그는 국방장관을 지낸 샤론 총리와의 협상에서 같은 군 출신이라는 유대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라파트 수반과는 직접 아랍어로 대화하며 실마리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98년 수단의 한 공장을 화학공장으로 오인해 공습을 지휘했던 전력은 팔레스타인 주민 설득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딜레마에 빠진 아라파트〓아라파트 수반은 요즘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진 상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와 지하드 등의 테러범 체포를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팔레스타인 내 기류는 강경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대 이스라엘 봉기(인티파다) 이후 700여명이 숨지고 최근 이스라엘이 자치지역을 점령해 주민들의 감정은 격앙된 상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주민의 25% 이상이 지하드의 테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게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의 분석이다.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최대정파 파타의 한 간부는 정전(停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군의 무조건 철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간부 암살 중지, 이동의 자유 보장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경파인 샤론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윤양섭·선대인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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