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목소리 커진다…백악관 ‘2단계 타깃’거론

  • 입력 2001년 11월 21일 09시 43분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 추적을 위해 대규모 해병대 병력을 파병키로 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세를 굳혀가고 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테러전쟁의 2단계 목표로 이라크를 지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한 달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또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반드시 빈 라덴을 생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을 향한 포위망이 점점 좁혀져 가고 있다”며 “빈 라덴을 잡아 정의의 법정에 세우는 목적이 달성되기 전까지는 결코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전쟁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타협에 성공해 칸다하르를 떠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미국은 결코 그의 탈출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최대 1600명 규모의 해병대를 빠르면 이번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해병대 소속 수륙양용함 바탄호가 지난 주말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수륙양용함 펠렐리우호와 합류했다고 USA투데이지가 20일 보도했다.

이 같은 파병 규모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전 이래 최대 규모로 빈 라덴 추적작전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아라비아해에 있는 미국 전함들은 파키스탄을 떠나는 상선들에 대해 수색작전을 개시, 빈 라덴 추적 작전을 해상으로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특수부대 병력 수백명이 아프가니스탄에 증파됐으며 중앙정보국(CIA) 요원들도 특수부대와 협력해 작전을 수행토록 배치됐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20일 오마르가 여전히 칸다하르에서 휘하 병력을 지휘하고 있다며 “우리의 성전은 계속될 것이며, 칸다하르에서 투항과 관련해 진행되는 협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보좌관을 비롯한 일부 미국의 군사전략가들은 대테러 전쟁의 2단계로 ‘이라크 폭격론’을 거론하고 있다고 USA투데이지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라이스 보좌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이라크 폭격을 위해 9·11테러 연루 혐의가 반드시 입증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라크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대인·박윤철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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