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 압둘라 외무장관 "탈레반 붕괴 시간문제"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56분


“우리는 5년 동안 테러리스트들(탈레반)과 싸워왔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북부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39)은 “탈레반에 대한 공동 군사 행동을 위해 미국과의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 사실상 협력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안과의사 출신으로 80년대 초반 무자헤딘에 합류해 대(對)소련 항쟁에 참여했던 압둘라 장관은 99년부터 외무장관으로 일하며 국제 사회에서 북부동맹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외국기자들이 ‘독토르 압둘라(압둘라 박사)’라고 부르는 그의 노력 덕분에 북부동맹은 수도 카불을 비롯해 전국의 90%를 탈레반에 빼앗겼으나 국제무대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하는 합법정부로 인정받고 있다.

-북부동맹은 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지하는가.

“우리는 미국의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아프간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탈레반 정권에 대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죄 없는 우리 국민의 희생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탈레반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희생이 따른다 해도 궁극적으로는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켜서 더 큰 희생을 줄이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는데 목표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탈레반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탈레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있는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 등 인접국들뿐만 아니라 서방 측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탈레반을 몰아내기 위해 이탈리아에 망명 중인 자히르 전 국왕을 비롯한 다른 세력과 연대할 계획인가.

“탈레반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데다 국내에서도 대다수 아프간인의 지지를 잃었다. 탈레반 정권의 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본다. 당면 목표는 탈레반을 몰아내는 것이지만 그 이후까지 생각해야 한다. 하루빨리 아프가니스탄에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호자바우딘(아프가니스탄)〓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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