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어 운항 중단…항공유 구입자금 못구해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50분


미국 테러 참사 이후 승객 감소로 세계 항공업계가 경영난에 빠진 가운데 스위스의 대표적 항공사인 스위스에어가 자금 부족으로 2일 낮 12시 반(한국시간 오후 7시 반) 항공기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승객 3만9000여명이 발이 묶였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스위스에어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항공유 구입 자금 등 영업과 안전 운항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스위스에어는 1일 직원 2650명 감원과 스위스 양대 은행인 UBS와 크레디스위스에 자회사인 크로스에어사의 지분 70.35%를 주요 장거리 노선 취항권과 함께 2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106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설립 70주년을 맞은 스위스에어는 유럽 주요 항공사로 부상하기 위해 벨기에의 사베나 항공 등 경영이 부실한 군소 항공사를 무리하게 인수한 뒤 재정 압박(부채 170억달러)에 시달려 왔다. 게다가 미 테러 참사로 탑승객이 60%나 줄면서 지난해 18억달러 적자에 이어 올해는 23억달러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편 사베나 항공의 1대주주인 벨기에 정부는 주식 49.5%를 소유하고 있는 스위스에어가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해주기 어려워지자 운항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정부는 3일 오후 긴급 각의를 열어 스위스에어의 운항 중단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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