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루시 대선 부정선거 시비…野, 루카셴코 당선 무효주장

  • 입력 2001년 9월 10일 15시 47분


대통령 재선 항의시위
대통령 재선 항의시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벨로루시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47)이 10일 개표된 대통령선거에서 75.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야당과 인권단체들도 선거 무효화를 주장하는 등 선거의 정당성 시비가 확산되고 있다.

15.4% 득표로 2위를 차지한 블라디미르 곤차리크 후보(61)는 이날 민스크 중심가 광장에서 3000여명의 청중을 향해 “선거 결과는 조작됐다”면서 “야당 지지자들은 대정부투쟁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OSCE가 파견한 선거감시단은 “부재자투표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내 루카셴코 지지자들에 의해 투표함이 채워졌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한 뒤 “선거 부정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의 선거 결과를 서방측에 의해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집단농장 감독 출신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집권한 뒤 반대파와 언론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불법적인 개헌, 정적 제거 등을 통해 철권통치를 이어온 인물이다. 96년엔 의회를 강제 해산하고 국민투표로 헌법을 고쳐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했다.

서방측은 루카셴코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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