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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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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과 99년 연속 로켓 발사에 실패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성공한 것이다.
당초 작년 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3차례 연기 끝에 이번에 발사된 H2A 1호는 일본 우주개발 사업단이 96년 개발을 시작했다. 일본의 차세대 주력 로켓으로 길이 53m, 직경 4m, 중량 285t의 2단식 액체수소-산소 연료형 로켓이다. H2A는 지구 정지 궤도에 4t의 위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기쿠야먀 도시히코 우주개발사업단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의 로켓 개발 계획이 궤도를 회복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면서 “2, 3차 로켓 발사 준비를 통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2A가 탑재한 ‘레이저 거리측정 장치’의 정확한 궤도 진입 여부는 30일 오전쯤에 확인되지만 언론매체들은 H2A 1호의 발사 성공으로 일본 우주개발 분야에 신기원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발사마저 실패할 경우 일본 우주개발 계획이 치명상을 입을 것을 우려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H2A 1호의 발사 성공이 갖는 의미는 자못 크다. 일본이 우주과학 분야에서 세계 4강 반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 안보-경제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2A 1호는 ‘기본형’으로 지상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 최고 4t의 인공위성을 올릴 수 있다. 우주개발사업단측은 “추가추진체를 장착한 ‘증강형’은 7.5t 무게의 위성도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다”며 “2년 안에 신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업용 인공위성 발사체로 가장 앞서 있다는 유럽의 아리안5호 로켓이 정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중량이 6.8t임을 고려할 때 H2A의 성능이 대단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총제작비가 기존 H2 로켓의 절반에 불과한 85억엔 정도여서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H2A 1호기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일본이 군사 안보 분야의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을 감시하기 위한 군사정찰 위성을 독자적으로 쏠 수 있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군사적 측면에서 볼 때 H2A 1호기는 16t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해당한다.
일본은 올해 안에 3기를 쏘아 올리는 등 2005년까지 H2A 13기를 발사할 계획. 내년부터 H2A를 이용해 정찰위성 4기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을 이미 끝낸 상태이다.
<이종훈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