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러 핵잠함 쿠르스크호 인양 작업 시작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39분


지난해 8월 노르웨이 인근 바렌츠해(海)에 침몰해 승무원 118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의 인양작업이 9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르웨이와 러시아 잠수부들은 이날 사고 해역에 투입돼 선체의 상태 등을 살폈다. 네덜란드의 중장비 크레인업체인 맘뫼트가 주도하는 인양작업은 9월 말에 끝날 예정. 모두 8000만달러(약 10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러시아 정부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등 전세계는 우려에 찬 눈으로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수심 100m 이상의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2만t급 핵잠수함을 끌어올리는 것이 워낙 고난도의 작업인 데다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잠수함이 핵무기를 싣지 않았고 동력을 공급하는 2기의 원자로가 완전히 멈춘 상태”라며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맘뫼트가 선박인양 경험이 없는 회사로 밝혀지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인양작업은 3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먼저 선수(船首) 부분을 절단한 뒤 나머지 부분을 인양하고 마지막으로 선수 부분을 끌어올릴 예정. 이 중 가장 위험한 작업은 다음달 7일 시작될 선수 절단 작업.

이 부분에는 어뢰 등이 실려 있는 격납고가 있어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절단한 선체의 인양은 9월15일로 예정돼 있다. 전 과정을 컴퓨터로 모니터하면서 8시간에 걸쳐 끌어올릴 예정. 작업 중 폭풍이나 큰 파도가 일 경우 선체가 다시 침몰해버릴 가능성 등 인양작업 과정에는 수많은 어려움과 위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르스크호의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외국 잠수함이나 선박과의 충돌 △2차 대전 당시 부설된 기뢰와의 충돌 △자체 폭발 등 3가지 주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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