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이시하라에 "차기맡아라" 부탁

  • 입력 2001년 6월 5일 18시 43분


고이즈미(왼쪽) 이시하라
고이즈미(왼쪽) 이시하라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지사에게 ‘차기’를 부탁했다.

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29일 이시하라 지사와 만나 “만약 내가 ‘죽으면’(개혁이 실패해 퇴진하면) 뒤는 이시하라 지사가 맡아 달라”고 말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나는 나이가 들어서…”라고 말했으나 합석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이시하라 주도의 신당 창당은 국민의 요청”이라며 창당을 부추겼다. 이 자리에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도 참석했다. 이들 ‘4인방’은 4월 자민당 총재선거시 은밀히 만나 고이즈미를 지지하기로 합의했었다.

이시하라 지사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총리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시하라가 보수우익인사를 모아 신당을 창당해 원내에 진출한 다음 총리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소문이 최근 일본 정계에 나돌고 있다. 이시하라 신당이 생기면 자민당은 공명당과 손을 끊고 신당과 연립할 것이 틀림없다.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으로 볼 때 ‘이시하라 신당’은 소문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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