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이번엔 서남아 외교충돌

  • 입력 2001년 5월 14일 18시 41분


미국의 미사일방어(MD)계획 추진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정찰기 충돌사고 등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 미국이 서남아시아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미 중의 신경전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과 인도 등이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다.

중국은 수교 50주년을 맞은 파키스탄에 권력서열 3위인 주룽지(朱鎔基) 총리를 보내 협력강화를 약속했다. 같은 무렵 미국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인도에 파견, 미국의 MD계획 지지를 얻어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지역 영유권을 놓고 전쟁까지 치른 앙숙. 중국은 인도가 티베트 망명정부를 은근히 후원하고 있는 데다 국경분쟁도 있어 인도를 싫어한다.

11∼14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주총리는 양국간 고속도로 건설, 연장 800km의 송유관 건설, 댐 건설 등 5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중국산 슈퍼7 전투기를 파키스탄과 공동 개발하며 중국이 보유중인 F7 전투기 30대를 판매하는 문제도 검토해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했다.

주총리는 이어 네팔 몰디브 스리랑카 태국 등 서남아시아 국가를 순방한다.

중국에 질세라 미국도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인도에 파견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인도의 자스완트 싱 외무장관 겸 국방장관, 브라제시 미슈라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났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미국은 인도와 새 동반자 관계를 정립하기위해 클린턴 행정부가 인도에 내린 핵실험관련 제재 문제는 따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를 다독거렸다. 인도는 이에 대해 MD 계획을 공식지지하는 것으로 답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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