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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6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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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후 5시경 독일 루르지역 중심지인 에센시 중앙역에서 교민 L씨(63)가 괴한이 휘두른 칼에 오른쪽 등을 찔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L씨는 왼쪽 폐를 심하게 다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일 오전 11시경 이 곳에서 불과 40분 거리인 뒤셀도르프 시내 오버카셀에서 신나치주의자인 스킨헤드족 4명이 교포 2세 Q양(15)을 납치, 팔뚝에 지름 6㎝나 되는 나치문양을 새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범인들에 대한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루르지역 교민 800여명은 5일 뒤셀도르프 중앙역 광장에서 인종차별과 신나치주의를 규탄하는 시위를 갖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교민들은 성명서에서 "피부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행되고 있는 외국인 탄압과 테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정금석(鄭金錫·48) 교민 피습사건 대책위원장(뒤셀도르프시 한인회장)은 5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신나치주의자들의 폭행사건이 잇따라 교민사회가 공포에 떨고 있다" 며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 고 밝혔다.
대책위는 최근 독일 경찰청과 현지 우리 대사관을 각각 방문, 범인들을 빨리 검거하고 교민들의 신변 안전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독일에서는 3월 신나치주의자들이 터키 여성의 몸에 나치 문양을 새긴 뒤 살해하는 등 올 들어서만 10여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