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中 휴대전화 수입중단 압력…“한국서 마늘협상 약속안지켜”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4분


중국이 자국산 마늘수입 부진을 이유로 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전화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하자 정부가 마늘을 추가로 수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측은 “한국 정부가 작년 8월 마늘분쟁 타결과정에서 약속한 마늘수입분 (3만2000t)중 1만t 가량을 수입하지 않았으므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전화를 수입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외교부 산자부 농림부 등 각 부처는 몇 차례의 대책회의를 갖고 중국산 마늘 1만t(약 100억원 어치)을 추가로 수입한다는 데는 원칙적인 합의를 했지만 누가 주체가 돼 마늘을 수입할 것인지, 수입한 마늘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을 합의하지 못해 중국과 협상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제작업체의 대(對)중국 수출액(홍콩 경유 포함)이 1억2000만달러, 유화업계의 폴리에틸렌 수출액이 5억5000만달러였으며 작년 중국산 마늘 수입액은 1000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정부가 중국산 마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30%의 마늘 수입관세를 325%로 대폭 올린 데 대한 보복조치로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중단해 국내 유화업계는 두 달 만에 1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8월 중국측에 약속한 마늘수입량 3만2000t은 한국정부 및 민간업자가 연간 수입할 수 있는 쿼터(총량)일 뿐이고 정부가 약속한 최소시장접근물량(MMA) 1만2000t은 이미 수입했으며 민간에서 마늘값이 떨어지면서 경제논리에 따라 1만t만 수입해 총 2만2000t이 수입된 것”이라며 “한국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중국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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