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클린턴 사면조치 번복 안할 것

  • 입력 2001년 1월 30일 17시 44분


'못마땅하지만 참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자격 미달자들을 대거 사면시킨 것을 놓고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있는 데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조치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29일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부시 대통령은 전임자의 사면 결정을 무효화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일 퇴임 1시간전 전격 단행한 사면 조치에는 사기 탈세 등 50여개의 혐의로 수배되자 스위스로 달아나 17년째 도피 생활을 하면서 뉴욕에 있는 부인을 통해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해 온 억만장자 마크 리치가 포함돼 뒷말이 많았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사면을 허용하는 절대적 권한이 있으며 이는 바로 부시 대통령의 판단이기도 하다"고 말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전임자의 사면 결정에 전폭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리치 등에 대한 사면에 불만을 품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사면 기준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 자격 미달자들이 사면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의회는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법무부의 사면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는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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