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지진 현장]3살 여아구조…생명불꽃 대륙 밝히다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33분


‘콘크리트 더미를 뚫고 꽃을 피운 생명력.’

26일의 강진으로 무너져내린 인도 구자라트주의 건물 잔해 속에서 18개월과 세살난 어린이가 구조되면서 슬픔에 빠진 인도인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CNN방송 등 외신은 사고 후 52시간 동안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있던 세살난 여자아이가 인도군 공병대 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아이는 구조 당시 상처가 별로 없는 건강한 상태였으며 건물 잔해 틈에 생긴 피라미드 형태의 공간에서 코란 구절을 외우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구조대는 또 이 곳에서 50㎞ 떨어진 안자르시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맨손과 삽을 이용해 잔해를 파헤친 끝에 나이라 바드라센이라는 18개월된 여자아이를 구출했다. 아이는 구조 당시 어머니의 품에 안겨 다친 곳이 없었으나 구조 직후 어머니는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피해가 가장 심한 부지시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피울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공화국 선포 51주년을 기념하는 가두행진을 벌이다 파묻힌 초등학생 및 교사 400여명 가운데 겨우 10여명만 구조되고 나머지는 숨진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어 이 곳은 비탄에 잠긴 초상집을 방불케 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 인도 지부 패트릭 휠러 총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수가 2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고 3만명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 발생 사흘을 넘어서면서 의학적으로 부상한 사람이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해 실종자의 생존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케슈파이 파텔 구자라트 주지사는 “지금까지 수십차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48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는 5000명의 인도군 공병대와 인도 적십자사 구조대 외에 스위스가 군견과 전문 구조대를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야시완트 신하 재무장관은 “피해 복구를 위해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10억달러와 5억달러씩 차관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29일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4800만원을 인도에 지원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후원계좌 한빛은행 108―04―100637(대한적십자사)

<백경학기자·외신 종합 연합>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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