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 올해 방미예정…美-中 외교마찰 빚어질 듯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30분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총통이 올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과 미국간에 외교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의 일간 태양보가 29일 전했다.

리 전 총통은 모교인 미국 코넬대로부터 새로 설립된 ‘리덩후이 기념 과학기술연구소’ 개소식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미 리 전 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이 신문은 타이베이(臺北)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양보는 “리 전 총통의 미국방문은 기정사실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중―미 관계가 다시 급격히 냉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그동안 리 전 총통을 ‘조국분열주의자’라며 “퇴임 후 민간인 신분으로도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을 방문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리 전 총통은 95년 대만총통 취임 후 모교인 코넬대를 방문했는데 이에 대해 중국정부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중―미 관계는 89년 톈안먼(天安門)광장 사태 이래 최악으로 치달은 바 있다.

한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리 전 총통이 미국방문 후 신병치료차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치료차 방문비자를 신청하면 일본정부는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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