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比대통령 공식업무 시작

입력 2001-01-22 16:27수정 2009-09-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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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아로요 신임 필리핀대통령은 22일 말라카냥궁에서 새 내각의 명단을 발표하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군부와 경찰 고위 간부들로부터 충성서약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는 함께 일어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며 “대량 숙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어 올를란도 메르카도 국방장관을 유임시킨 것을 비롯해 내각장관(총리해당)에 레나토 데 빌라 전 국방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에 측근인 레나토 코로나를 기용하는 등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필리핀 검찰은 이날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뇌물스캔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 군부는 이번 시민혁명으로 사임한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무력으로 축출하기 위해 쿠데타를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군 그룹은 17일을 ‘D데이’로 잡고 20일 말라카냥궁을 점거해 대통령을 체포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18일 마닐라 주변에 1000여명 이상의 병력을 대기시켰고 반격에 대비해 공항 근처에 전차와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쿠데타 계획은 경찰 내 반(反) 에스트라다 그룹과도 연계됐다.

거사가 불발에 그친 것은 앙할로 레예스 군참모총장이 19일 에스트라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 요인. 쿠데타 그룹은 당초 레예스 참모총장은 대통령과 친하기 때문에 포섭 대신 자택에 감금하고 다른 고위 장성을 군 대표로 내세울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예스 참모총장은 시민들의 항거에 고무된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의 설득에 따라 19일 아침 대통령직을 버리기로 결심하고 육해공군 고위 장성을 소집, 아로요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레예스 참모총장은 전화로 에스트라다 대통령에게 군부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에대통령은 “군은 내 편인줄 알았는데…. 공격할 것인가”라며 공포 상태에 빠졌다는 것.

성난 시민의 힘(피플 파워)이 군의 쿠데타계획을 하루 전에 막음으로써 무혈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아사히신문은 평가했다.

<윤양섭기자·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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