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2명만 돌아서면…교차투표 가능성 작아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38분


‘선거인단의 반란이 일어날 것인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되기까지 공화 민주당이 유례없는 혼전을 벌였기 때문에 선거인단 일부가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도 모른다는 이른바 ‘교차투표(Cross Voting)’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부시 당선자는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 25명을 포함, 당선에 필요한 2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지만 18일 선거인단 투표라는 최종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다른 때 같으면 선거인단의 투표가 요식행위에 불과하지만 연방 대법원까지 개입하는 법정 대결이 빚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변’이 벌어져 당선자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고어 후보는 267명을 확보했다. 만약 공화당 선거인단 2명이 고어를 지지한다면 두 후보의 선거인단 수는 269명으로 동수가 돼 연방 의회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게 되고 3명이 나온다면 고어가 대통령이 된다.

선거인단의 교차투표는 이론상 가능하다. 미국 50개주 가운데 24개주는 선거인단이 자당 후보에 투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26개주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자당 후보에 대한 투표 의무를 규정한 24개주 가운데 19개주는 처벌 규정이 없다. 처벌 규정이 있는 5개주도 벌금 1000달러(오클라호마) 등으로 처벌이 경미하다.

그러나 고어 후보가 패배를 인정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교차투표의 가능성이 희박하다.

교차투표를 한 사례도 매우 드물다.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인단을 지낸 1만8000여명 가운데 9명만이 교차투표를 했으나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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